록키에게

2006.06.21 04:23

유봉희 조회 수:40


유봉희 - [록키에게]




















록키에게
유 봉 희






북청색 하늘을 한 획으로 자르며

날아 오른 록키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아름차거늘

너를 가까이 만져라도 본다면

나는 분명 화상을 입을 것이다

너에게서 나오는 뜨거운 차가움으로



그러나 나를 불러다오

만년설 흰 살갗 속 천만년 묻어 놓은

너의 뼈에 온전히 감전되고 싶다

그래서 무녀리로 에돌며

내가 어설프게 익혀온 말들과

눅눅한 음지에서 자란

뼈 무른 버섯 같은 생각들을 버리고

일 만년 이쪽도 저쪽도 아닌 그곳에 서고 싶다



이제 나에게 와 다오

너의 정수리에 머물던

그 천년 맑은 바람을 몰고 와 다오

번뇌의 두터운 껍질 벗은, 새 순 같은 날개로

순정한 영혼의 날개로 날아오르게

바람 몰고 와 다오













유봉희 제 2 詩集 몇 만년의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