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씨

2006.06.21 04:36

유봉희 조회 수:67


유봉희 - [사과씨]

















사과씨
유 봉 희






사과 한 알로 아침이 깬다



윤기 흐르는 붉은 표면에 송곳니 박으며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그러다가 사과씨를 만날 때가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과씨가 나를 노려볼 때가 있다

또렷또렷한 눈으로 나를 쏘아보며

새까맣게 여문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나를 어떻게 하겠어요?”

물어보곤 한다

참,난감한 일이다



어떻게 하지?!



마음씨가 사과꽃 피워내는 아침










유봉희 제 2 詩集 몇 만년의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