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밭에 무르익은 과일이 툭 떨어지듯
그렇게 잠에서 눈뜬 아침
반쯤 눈 감은 채 자연이 부르는 소리 따라가면
귀를 밝게 깨우며 흐르는 물소리
오늘은 문득 그 소리 들판으로 함께 가고 싶어
크고 작은 도시의 마을을 떼어내며
그곳의 묵은 먼지들도 날려 보내며
네다섯 시간 차로 달려
데스밸리 지나며 언덕 어디쯤
시에라 산맥 바라보는 등선 어디쯤
산도 언덕도 멀지 않게 초원에 닿을 때
저녁 어스름 빛이라도 남았으면 좋겠지만
먼 듯 가까운 듯 늑대 우는 소리 들리면
믿을 만한 한 사람 다섯 걸음 앞에
뒤돌아 세울 수 없더라도
숨 한 번 깊게 쉬고, 별 총총 하늘 올려보며
태초의 흙사람 다시 되어 시냇물로 흐르면
사방에서 가만가만 소리치겠지
반갑다고 고맙다고, 어서 오라고
별똥별도 느낌표(!)로 떨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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