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실넘실 바다 앞에 한 남자
이동식 의자 밖으로 흘러내린 손
그가 잠깐 놓아버린 신문이
조금씩 젖어가는 바닷가
바람도 슬쩍 흝어보다 간다.
갈대꽃 은색 머리 바람에 날리며
독거머리 씨앗 같은 일상을 잠시 떼어 두고
그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어렸을 적 신문지로 접은 종이배 타고
넘칠 듯 출렁이는 물결 따라가면
엇박자로 뛰던 그의 뒷길에
하늬바람 불어 꽃잎 날아올 것인지.
파도가 둥개둥개 순하게 그를 업었다.
귀항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 아직 멀어
달고 깊은 그의 잠
물새도 깨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