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던 물결이 한 품으로 합치며
다시 출렁이는 것을 보다가
현악기 줄에 잠금장치를 내리듯
수평선에 눈 얹으면
어느 아득한 시간 넘어 발 젖어 물가를 걸었던
그 파도 소리, 그 물새 소리
어젯밤 불면의 어지러운 질문들이
한 가지 답으로 온다.
수시로 도착하는 불신(不信)에
매몰찬 나의 응답도
그저 그리움일 뿐이다.
물빛 더욱 짙어져서
밀리고 치닫던 파도가
저녁 물새 몇 마리 날려 올린다.
새들이 날아가며 박음질하는 바다와 하늘
오늘 해 한 덩이 받아내고 다시 달 떠올리면
너에게 들리겠는지.
목 깊게 우는 물새 소리
너를 오래 기다리는 밤바다
그 파도 소리 들리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