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희 서재 DB

제3시집

| 유봉희의 시감상방 | 만남의 방 | 작가갤러리 | 시문학포럼 | 제1시집 | 제2시집 | 제3시집 | 제4시집 |
| 나의 즐감시 | 나의 영상시 | 명상갤러리 | 음악갤러리 | 미술갤러리 |

현장은 왕복여행권을 가졌다 … 3-2

2012.05.05 18:37

유봉희 조회 수:113 추천:8

시간의 영속
   현장은 왕복여행권을 가졌다   


유 봉 희


길게 다리 뻗은 능선
저 아래는 실눈 뜬 바다
바위 위에 앉아 숨을 고르는데
소라와 조개껍질이 바위 등에 총총히 박혀 있다.
화석이 된 송곳니 같은 조그만 몸체가
몇 만 년 전 바다를 악물고 있다.

산의 높이가 바다의 깊이로 떨어지는 이곳
눈 감으면 파도 소리인 듯 바람 소리인 듯
만 년 전 소금기 먹은 바람이
바위산을 휘휘 서늘하게 핥고 있는
산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는 여기에서
문득 걸어가는 시간의 발을 잠시 목격했다.

그 발걸음 소리 듣지 못할지라도
언젠가 누군가는
싱싱한 해초 사이로 물고기 떼의 운무를 보겠지.
지금 개미 한 마리 자기보다 세 배로 큰 먹이를 물고
바위틈을 오르고 있는 여기에서.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내 시집을 말한다」 · 유봉희 유봉희 2012.12.28 292
공지 별무리 끌고가는 유봉희 시인님! … 주경림 유봉희 2012.05.16 436
공지 유성호 해설 / 회귀와 기억을 통한 근원 탐구의 시학 유봉희 2012.05.16 600
공지 時間의 발을 보는 눈 · 호병탁評 유봉희 2012.12.26 575
공지 표4의글… 마종기(시인 ) 유봉희 2012.04.21 519
43 일기예보를 듣다가 … 2-9 arcadia 2012.05.05 336
42 밥이란 글자를 보다가 … 2-10 arcadia 2012.05.05 259
41 그는 약속을 지킨다 … 2-11 arcadia 2012.05.05 213
40 다시 바닷가에서 … 2-12 arcadia 2012.05.05 129
39 풀치다 … 2-13 arcadia 2012.05.05 133
38 명왕성아 … 2-14 arcadia 2012.05.05 214
37 겨울나무 … 2-15 arcadia 2012.05.05 116
36 파리는 파리가 되고 싶었겠어요? … 3-4 유봉희 2012.05.05 131
» 현장은 왕복여행권을 가졌다 … 3-2 유봉희 2012.05.05 113
34 산정호수 … 3-5 arcadia 2012.05.05 121
33 침대가 계십니다 … 3-6 arcadia 2012.05.05 149
32 오른쪽 귀가 즐겁다 … 3-7 arcadia 2012.05.05 255
31 긴 꼬리 바람 부는 밤 … 3-8 arcadia 2012.05.05 160
30 어머니의 나비 손 … 3-9 arcadia 2012.05.05 160
29 석불 … 3-10 arcadia 2012.05.05 156
28 단잠의 언저리 … 3-11 arcadia 2012.05.04 235
27 갯벌의 목선 … 3-12 arcadia 2012.05.04 146
26 돌이 웃다 … 3-13 arcadia 2012.05.04 154
25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 3-14 arcadia 2012.05.04 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