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퍼런 물이 가로 놓여 있었어
꼭 건너가야 하는데 뛰어넘을 수도 없고
돌아가는 길도 보이지 않는데,
죽을힘을 다하여 펄쩍 뛰어보는 수밖에
물가에 닿은 발이 뒤로 넘어가려는, 그 찰라
내 허리를 받쳐서 물가로 올려놓는 손
꿈속에서도 놀라워 뒤돌아보니
두 손으로 나비 날개를 만들어
내 허리를 받친 엄마 손.
다음 생엔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으세요. 물어보면
깊은 산 속 나무로 살겠다고 하시던
다시 태어나도 너희들의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씀 안 하시던 야속한 당신이
그러시더니
깊은 산 속 나무도 안 되시고
내 허리에 나비 손을 만드시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