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책

2019.02.01 06:23

문소 조회 수:80


바람의 책 / 시            이일영



첩첩 산줄기

바다 하늘은

위대한 책갈피다


책갈피마다

책 내음을 흩뿌리는

바람이 있다


기차를 탄 나는

휙휙 지나는 바람속에

창밖의 풍경을 속독한다


호젓한 밤길에서는

밤 바람이 실어온

칸트의 별을 읽는다


바람은

숱한 이야기를 귀에 담고와

나의 안 팎을 불어대는 문장이다


잠시라도 바람을 쏘이지 않으면

나는 죽은 목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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