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중물
2016.03.15 14:29
마중물
장효정
밤이면
별빛 녹아들고 달빛이 고여
삶의 깊이를 길어 올리며
부풀던 동심원
싱싱한 물길 따라
파문처럼 일던 내 생의 고운 무늬들
지금 어디쯤 흐르고 있는가
이제 그 지나간 자리
물기란 물기는 다 말라
저 밑바닥엔 노년의 허기만 채워진
빈 등잔
칡뿌리처럼 성긴 울음 울며
내 죽은 사랑을 찾아 헤매는
가슴 속 무인 지대
누가
내 우물에 따스한 마중물 한 두레박
흘려 줄 수 없나요
등줄기가 쩌릿하게 다시
차오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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