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쓰레기통
2016.03.29 01:12
쓰레기통
장효정
넓은 아량으로 다 감싸 안는
어머니 같다
편식도 안 하고
사람 차별도 안 한다
쓸모없는 것 더러운 것 가리지 않고
주는 대로 다 받아 안는
저 절대 복종
가진 것이라곤
수치심 같은 문명의 찌꺼기들
용도폐기된 것들 뿐이어도
어떤 것은 독이 되고
어떤 것은 사랑이 되는 줄도 알아
노숙자들에게 나누는 지혜
우리들이 구겨 버린 씁쓸하고 비릿한 감정들도
재활용이란 아름다운 감동으로
끌어올려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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