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고요
2016.03.29 01:15
고요
장효정
오동나무 그림자
창 밖을 배회하는 바람을
잠재우고 있는 저녁
비어 있는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고요
묵직한 어둠이 한 발 다가서고
풍경도 고요에 뭍혀 버렸다
나는 내 그림자와 말없이 맞대고 앉아
가만히 내 안을 들여다 본다
수런대던 바람도 조여져 가라앉고
어둠과 그림자에 당겨지는 긴장
툭 어디선가
캄캄한 정적을 떨구며
낙하하는 꽃잎 하나
내 안의 고요
확 엎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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