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江
2016.03.19 15:11
어머니의 江
장효정
질기고 질긴 세월의 즙을 다 짜주고
굽은 등뼈만 남기신 채
젖은 옥양목처럼
누워만 계시던 어머니
그 정겹던 음성은
말줄임표로 닫아 버리고
하얗게 사위어 가는
억새풀 하얀 손만 흔드신다
우리들 한세상 든든히 버텨 내라고
쓰다듬던 따스한 손길
팔 남매가 다 파먹은 바싹 마른 가슴엔
아직도 출렁대는 어머니의 江
우린 어떤 노래로
저 깊은 강을 건널 수 있을까
쓸쓸한 은빛 머리칼엔
나직한 숨결처럼 풀어내던
마른 국화 향 어머니의 향수
어머니의 눈 속에는
지구촌을 헹궈 줄 맑은 강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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