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틀에 앉아
2016.03.29 01:14
베틀에 앉아
장효정
혼자선 팽팽할 수 없어
서로가 밀고 당기는 베틀에 앉아 한 순간도 건너 뛸 수 없어
한 올 한 올 촘촘히 짜야한다
갈피갈피 날아들던 눈물들 엮어 씨줄 만들고
햇살 같은 웃음들 가닥가닥 꼬아 날줄로 넣고
너무 조이지도 너무 느슨하게도 말게 들숨과 날숨으로 짜야하리
그리고 마지막 어느 날 마음 한 끝 시침실 당겨
오색 풀꽃 자란자란 수놓을 거야 모든 흘러간 것들은
제몫의 빛깔로 아름다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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