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2007.12.16 19:06

유봉희 조회 수:1449 추천:145


동반자
유 봉 희

산을 오르다 바위를 만났다
자일도 없이 올라야 하는 바위
가능과 불가능을 잠시 생각한다
통과해야 하는 길이므로,
가능에다 동그라미를 친다
바위를 눈으로 더듬어 본다
그의 빈 틈과 상처가 보인다
빈 틈의 크기와 상처의 깊이를
마음에 새긴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나중엔 확실하게
그의 틈에 손을 넣는다
바위의 지문과 내 지문이 섞인다
온몸을 그의 상처에 댄다
그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그의 틈과 상처를 내것으로 품는다
두 몸이 하나가 된 마음
가파른 길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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