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크하는 바람 … 2-5

2012.05.06 17:06

arcadia 조회 수:313 추천: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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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윙크하는 바람   

유 봉 희


바람도 가고 싶은 길이 있고
가야 할 길이 있나 보다.
매년 십일월 셋째 주가 되면
차고 앞에 지게로 낙엽을 부려 놓고 가는 바람을
십 년 동안 보아왔지.
길을 걷다 보면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같은 바람이 있지.
오늘 저녁 산책길엔 눈높이 나뭇가지에 앉아
다리를 찰랑찰랑 흔들면서
내게 윙크를 보내는 바람
나에게 할 말이 있는 듯했어.
그동안 몇 번이고 나를 구석구석 살펴보았을
나이 많은 그 바람
괜찮아, 괜찮아
무엇이 어떻게 괜찮은지 잘은 모르겠지만
나도 그래그래 대답해주었지.
뜻도 모르면서 그냥 대답을 하고 나니
정말 세상에 괜찮지 않은 것 없더라고
그렇더라고.





 Astor Piazzolla의 'Cafe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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