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광년,폴래리스

2006.06.21 07:32

유봉희 조회 수:96


유봉희 - [820광년, 폴래리스]


















820광년, 폴래리스
유 봉 희






햇살 빗겨 서는 초가을 저녁

유리창에 더듬이를 내린 여치 한 마리

갈색 반점 있는 녹색 몸이 잠잠하다

왜 초록 길을 벗어 놓고

투명한 유리창에,

웬일인지 묻지 않았다

3센티 길이의 더듬이가 더듬던

낯설고 차가웠을 너의 세상을

어차피 나는 알 수 없다.

한밤중 신열로 깨어서 한 칸 방을 더듬어

한 모금 물로 깨어나는,

가는 나의 더듬이가 더듬는

갑충의 각질 같은 어둠을 말할 수는 있다

그 밤에 네가 너의 몸을 파헤치듯

울며 노래하면

나는 무거운 커튼을 열고

저 820광년, 폴래리스를 다시 본다.












유봉희 제 2 詩集 몇 만년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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