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화석

2006.06.21 07:37

유봉희 조회 수:113


유봉희 - [소금 화석]

















소금 화석
유 봉 희






죽음의 계곡*에서 바라보는 산은

하얀 눈 목도리를 아직도 두르고 있다

어떤 센서로 저 산 위의 눈을 금방

해발 마이너스 95m까지 옮겨온 것일까

그러나 이곳은 지열을 뿜어내는 발 밑까지 하얀

소금의 평원, 바다가 육지로 몸을 바꾼 곳


소금은 더 단단한 결정체로 가려는지

뜨겁게 달구어진 불볕을 삼키고 있다

색 없는 색으로 발 밑에서 갈라지고 있다

새로운 생을 받아들이는 자리는

이렇게 흰 색이 마땅한 것인지

그들은 한때 일렁이고 출렁이던 기억들을 버린 것일까

아니면 오랜 시간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하얗게 빛 바랜 화석으로 일렁이는 것일까

(일렁이지 않는 물체가 어디 있을까)


갑자기 발 아래 소금밭이 쨍 빛을 낸다

하얗게 출렁이는 소금의 빛, 잠시

바다였던 소금의 물결들이 밀려오고 있다.







*Death Valley: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 경계에 있는 고온의 사막.

해발보다 95m 낮은 소금 벌판이 있고
금맥을 찾던 개척자들이 모래
사막에서 많이 희생됨












유봉희 제 1 詩集 소금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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