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시인/강민경
아니, 이게 누구시더라
누구는 누구겠어요
이 글방 기웃거리는 시인이지
벌써 잊으셨나요? 섭섭하려고 합니다
아이고 그 무슨 말씀을요
나 이렇게 샘물 같은 가슴으로 품은
이녁을 오매불망 기다렸다는 뜻입니다
그러시군요. 알토란 같은
내 글들이 해님 얼굴같이 반짝반짝
시, 때를 가리지 않고 나를 불러주어
이제라도 ‘시 마을’ 글방을 찾았습니다
오매 좋은 거
이왕 오시려면 조금 일찍 오실 것이지
내 왕방울만 한 눈알 튀어나온 것 안 보여요
이녁의 게으름을 참느라
내 배가 허리에 딱 붙어버릴 뻔했답니다
아따, 지금 왔으면 되였지
아직, 보채시다니요. 죄송스럽습니다
히히, 이제 안심하시어요
방문 온 오누이들 어제 돌려보냈습니다
나, 당신을 만난
첫 순간부터 나를 다시 보여주신
당신에게
깊이 빠졌음을 다시 고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