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를 채우다가/강민경
셔츠의 단추를 채우는데
위에서 둘째 단추의 발이
구멍에 매달려 그네를 탄다
잡아줄 손 기다렸다는 듯
깜짝 반기는 단추를 보고
약속 시각을 맞추어가야 한다고
허둥지둥 서두르는 내게
자기 잘못이 아니라며
정당함을 호소하는 당당함
절대 기죽지 않았다
서두를수록 자꾸만
멍울을 만들어 뒷걸음질 치는
실의 장난질
아슬아슬 버텨준 단추의 제 탓 아니라는 변명
그 사소한 것들에게
질 수 없는 일
때로는
오기가 참는 법을 배우게 하고
참다 보면
급하게 돌아가는 세상사도
내게 맞추어 줌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