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민심 / 성백군
등산길이 온통
나무뿌리다
얽히고설켜서 계단이 되고
울퉁불퉁 징검돌이 되었다
삶이
얼마나 팍팍했으면
땅속에 있어야 할 뿌리들이
땅 위로 나온 걸까
척박한 땅을 불평하랴
제 처지를 원망하랴
광화문 광장으로
내몰린 사람들
제 안의 어둠을 밝히겠다고 팔자 한번 고쳐 보겠다고
대낮에 촛불을 들었다
어떤 이에게는 걸림돌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디딤돌이 되겠지만
밟히는 것은 마찬가지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