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 부르면
이월란(09/09/30)
사랑이라 부르면
단풍처럼 쫓기듯 타올랐다
곧 떨어지고 말겠더이다
차마 부르지 못하면
달려갔다 돌아오는 일도 없겠더이다
산이 있어
자고 나면 눈 앞에 매일 산이 있어
헉헉 올라가는 일 정신 없어도
내려올 땐 헛발질한 자죽처럼
뒤돌아보게 되더이다
말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으면
더 멀어질 일도 없겠더이다
똑같은 겨울이 똑같이 찾아와도
더 추울 일 이젠 없겠더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도 바뀌었나
맘 졸일일도 없겠더이다
종일 벌 받듯 서 있던 가슴도
마저 앓아 누울 일 없겠더이다
사랑이라 부르면
사랑이 곧 떠나겠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