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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10.01 09:04

카스트라토(견공시리즈 35)

조회 수 319 추천 수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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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라토 (견공시리즈 35)



이월란(09/10/01)



고환이 잘린 토비는 파리넬리처럼 운다
외계에서 온 듯한, 비탄한 중성의 영혼으로 짖는다
혼성의 게놈으로 유전자를 섞어버린 후에도
나의 맨살에 달라붙어 여전히 개같은 짓을 한다
개더러 개같이 살지 말라 했으니
인간더러 신의 목소리로 살으라 칼집을 낸
중세의 사도들보다 죄가 무겁다
내 속에 숨은 개같은 욕정을 변성의 계절처럼 잘라내고
잇대어 놓은 미성이 괴성이 되도록
오! 주여 주여 손들고 부르짖다
내리는 두 팔이 바로 단칼이 되어
그림자마저 정죄해버리는 거룩한 성도보다
저 개같은 청초한 욕정이 차라리 더
성스럽다 거룩하다
신성한 바로코의 사도복 아래
발기된 성기를 숨긴 채 천국의 노래를 본뜬
헨델의 메시아가
잔열같은 팔세토의 오라토리오가
구름에 잘린 해그림자 위에
메아리로 떠돌 때면
한 옥타브 끌어올린 비가 정액처럼 쏟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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