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났다(견공시리즈 60)
이월란(10/04/05)
다그닥다그닥다그닥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다그닥다그닥다그닥다그닥
사촌이 휴가 간다고 강아지를 맡겨왔다
오자마자 구면인 토비는
코코란 강아지를 킁킁킁 염탐하더니
드디어 둘이서 총알처럼 뛰기 시작했다
몰라서 알고만 싶은, 뻔한 세상이
말발굽 소리에 쿵쾅거리고
집이 들썩이고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칠 줄 모르는 두 개의 총알이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리고 있다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둘은 멈추지 않으리라
낯설어 신비하기만 한 서로의 마음이
시큰둥해질 때까지 세상을 흔들어 놓으리라
토비는 숫놈이고 코코는 암놈이다
지진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