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통곡은
이월란(10/04/12)
소리 없다
신문지상의 헤드라인처럼
모니터 속의 천재지변처럼
소리내면 우스워질, 배부른 통곡
타인이 버리는 눈물의 농도를
알 수 없어 삼켜버리는
일 없이 배터지는 애곡
쪼그리고 앉은 소복 한 벌
팍팍한 가슴살에 얼굴을 묻고
뮤트의 버튼이 눌러진 장면처럼
고요한 공포물처럼
묵비권 누리는 비겁한 용의자가 되어
발음을 익히지 못한 저능아가 되어
대본 없는 무언 배우가 되어
화산이 넘치고 땅이 흔들린
활자들의 침묵 앞에서
나의 배부른 통곡은
볼 낯 없어
더욱, 소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