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展
이월란(10/04/14)
전람하는 사팔뜨기 시선 아래
치부의 다발이
나신처럼 떨어져내리고 있다
고엽처럼 쌓인
외설을 꼭꼭 다져 밟으며
누드화보로 신데렐라가 된 아프리카 소녀처럼
벌거벗고 밭가는 기우제의 짐승남처럼
알몸으로 반전시위를 하는 히피처럼
운명의 양감 가득 원초의 색감을 붓고
죄와 관능의 르네상스가 전시 중이다
“날 오라던 손짓
먼저 가고 없네“
역시 앞모습보다는 뒷모습의 여운이 길다
기억의 포토샵으론 흉내조차 낼 수 없었던
초상권을 박탈당한 시간 너머
계절을 망치고 있던 그,
가을의 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