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8 19:20
겨울에 피는 꽃 - 이만구(李滿九)
바람의 세월, 머언 뒤안길 돌아와
긴 겨울 지내 온 인동초 꽃으로 피어나고 싶다
보이기 위함이 아닌 꽃, 묻히어 삭힌
하얀 그리움, 그 산 끝자락에서
오랜 시간, 외로움 홀로 이기고
마음 벽 거울 비치는 꽃을 피우고 싶다
봄날의 애련함과 여름날의 화려함도
가을날의 아픈 이별의 꽃이 아닌
흰 눈 내리는 광대산 자락에서
초연히 눈 속에서 피어난 겨울꽃 되어
싹 움틀 때, 옛 본시의 모습 떨치고
흐트러진 낙엽, 그 추억 깔아 누어
외로움 견디어 내며 피우려는 꽃의 절정
사슴이 그 꽃을 모른다 밟고 갈지라도
북풍이 그 초라한 꽃 흔들지라도
아무런, 커져가는 생명의 불평 없이
눈 덮인 저 무덤 위 황혼 속에서
안으로 향기 품은 마지막 꽃향기 피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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