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31 14:03
옛집, 그 나무는 - 이만구(李滿九)
고목의 나이에서 늘 주말 오길 기다려지는 건
평소에 감사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겠지만,
쉼 없이 달려온 생활 패턴 훌러덩 벗어던지고
자연에 나가 자신을 비춰 볼 수 있는 일일 거다
주말 아침, 얼룩무늬 단풍이 든 가로수 산책로
밤사이 아프던 허리 가누며, 둘레길 나서니
일시 통행금지라 하여 다시 돌아 산길 오른다
갈까마귀가 푯대에 앉아 먼 하늘 바라볼 때쯤
황톳길 흙모래에 찍힌 오가던 자욱한 발자국
집으로 돌아와 아내의 생선 아귀찜 점심 먹는다
달랑 세 식구, 집에서 전차 타고 대학원 다니는
막내딸, 어릴 적 옛집 이야기하며, 아빠 취미는
살던 집마다 주말이면 정원을 가꾸기라 말한다
화단 꽃나무와 사과, 대추, 오렌지 과일나무랑
뒤뜰 잔디밭 땅에 웅덩이를 파서 밑거름 넣고
영원히 살집이라 여기며 한사코 꿈을 심었었다
기울어진 따스한 가을 햇살 드는 차고 문 열고
가라지에 나가 의자 펴고 앉아, 그 나무들 생각
잘 트림된 정원, 가꾸어야 할 한평 땅도 없는데
화분 하나 옮기며 홈 어소시에이션 눈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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