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2 13:09
만추 - 이만구(李滿九)
텅 빈 고궁, 발아래 낙엽은 뒹굴었다
휩쓸고 지치는 바람 옷깃 여미며
벤치 위 가슴 아픈 이별만 남기고
돌아서는 쓸쓸한 발길이었다
절망의 긴 한숨 흐느낌 속에서
창살에 비친 새벽 푸른 샛별
벼린 칼날 같은 초승달 떠오를 때면
운명이란 이름의 죄로
깊게 목놓아 한없이 울었다
서로가 상처받은 영혼이었기에
짧은 만남 속 그 긴 이야기
아직도 당신이 주고 간 손목시계
심장의 고동처럼 흐르는데
꿈은 멀어져 가고 찬 바람 스쳤다
따스하던 당신의 미소와 손길
눈부신 가을 오후 담벼락에 기대어
금빛 사랑이었기에 운명이라고
만추 햇살 아래 젖은 눈망울로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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