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1 15:43
도시의 자유인 - 이만구(李滿九)
북적이는 차도 거리를 따라 앞서가는
바람 속 가로수 낙엽이 지는 소리
무어라 누굴 부르는 듯 멀리 날리고 있다
초겨울, 비 내리는 인도 위에는
못다 한 가을 사랑이 내려와 앉고
애써 놓지 않으려 하던 마지막 잎새
혼자 거니는 거리의 자유인 되어
이제는 차마 저 떨치는 낙엽으로 남으리라
그래도, 보이는 것마다 파란 그리움 있어
추억은 멀어져 간 노을빛 하늘
스치고 간 바람의 흔적 지우고 간다
아직도 생활은 꾸려야 할 일이 많는데
세월은 강물처럼 무심히 흐르고
펄럭이는 길 위에 서서 길을 묻는다
아득히 먼 하늘 속 구름 같은 삶이여!
스밀 것 같은 네 모습처럼 자유롭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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