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8
어제:
11
전체:
284,896

이달의 작가

마지막 편지

2024.10.29 14:53

Noeul 조회 수:223

마지막 편지 - 이만구(李滿九)

창밖의 뜨락, 마른 잎에 싸락눈 내리는 밤
잠에서 깨어나 세 통의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하나는, 내 어머니의 품, 그 먼바다에게
또 하나는 살아생전에 좋아하던 산과
그리고, 당신을 아직도 다 알 수 없는
내 기도의 끝, 하늘에게 편지를 부치렵니다

눈이 내리던 날, 모태의 자궁에서 태어나
생명의 근원이 드넓고 깊은 바다라는 걸
저는 비로소 머리가 희어서야 알았습니다

고소공포증을 앓던 내가 바다보다 산을 더
좋아하게 된 것은 당신께 더 가까이 가
이 세상이 얼마나 작은 것이라는 걸 보며
날 깨닫기 위한 사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새벽녘, 허청의 수탉 울음소리에 일어나
당신이 부르는 일이라 거부할 수 없는
그 하늘로부터 순명 기쁘게 따르겠습니다

부질없던 내 안에 당신 사랑만 가득 싣고
바다와 산과 하늘을 둘러 당신께 다가가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 노을 시선 100편 Noeul 2024.11.02 245
100 봄의 자리에 Noeul 2024.11.02 218
99 낙산, 그 푸른 파도여! Noeul 2024.11.02 229
98 만추 Noeul 2024.11.02 223
97 장미꽃은 지고 Noeul 2024.11.02 234
96 타인의 해후 Noeul 2024.11.01 227
95 도시의 자유인 Noeul 2024.11.01 227
94 자카란다꽃 Noeul 2024.11.01 215
93 길가의 소나무 Noeul 2024.11.01 230
92 옛집, 그 나무는 Noeul 2024.10.31 228
91 산그림자 길 Noeul 2024.10.31 223
90 프리지어꽃 Noeul 2024.10.31 211
89 겨울나비의 꿈 Noeul 2024.10.30 245
88 익모초 들꽃 Noeul 2024.10.30 232
» 마지막 편지 Noeul 2024.10.29 223
86 겨울에 피는 꽃 Noeul 2024.10.28 217
85 산그늘, 저 등걸아! Noeul 2024.10.27 223
84 봄날의 꽃 편지 Noeul 2024.10.27 229
83 자기야, 꽃 봐라! Noeul 2024.10.26 227
82 나무와 해 Noeul 2024.10.16 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