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기생충'에 대하여

2020.02.08 15:31

백남규 조회 수:128

영화 ‘기생충’에 대하여

이 세상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많은 것이 정해져 있다. 태어난 곳에 따라 관습과 전통,윤리와 도덕, 법과 상식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 현대에 태어난 사람은 자본주의 체재하에 사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빈부 격차를 경험하며 산다. 2019년,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기생충’이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누구나 한 목숨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비록 그 사람이 가난하더라도 누구도 그 삶을 함부로 대할 권리가 없다고 한다. 누구나 존엄하다는 것인데 현실은 어떠한가? 냄새나고 불결하다고 코를 싸매고 외면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해도 돈은 모이지 않는다. 변두리 소외계층의 사람들의 삶이 유사이래 좋은 적이 있었던가?

빈부양극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반영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대만카스테라,치킨집을 하다가 망해 반지하로 ,혹은 지하실에 숨어사는 인물이 나온다. 구조를 바꾸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소수의 상류층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선조의 선비 허균이 ‘적서차별’을 부당성을 이야기하고 철폐를 주장했다. 그러나 그것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사형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사람답게 살아가자는 의견을 용감하게 이야기 하는 사람은 소수지만 언제나 있다. 봉준호도 그런 사람중의 하나이리라. 그런데 그는 상까지 받았다. 세상이 좋아진 것인가? 아마도 아니리라. 사람의 심성이 갑자기 바뀌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왜 이구동성으로 영화가 잘 되었다고 난리인지 모르것다. 자본주의 체재하에 사는 사람들의 심성이 더욱 나빠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서울의 임대주택에 사는 초등학생들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한다. 왜냐하면 친구들이 임대거지라고 놀린다는 것이다. 의,식,주 기본생활중에 계층차이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집이다. 베버리힐스에 사는냐, 달동네에 사느냐에 따라 빈부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임대주택에 살지 않는 즉 부자집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경멸하는 태도가 일상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놀라운 사실은 취업을 하기 위하여 위조,속임수,사기,거짓말 등을 하는데 등장인물들이 전혀 망설임이 없다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이 인간의 도덕심을 약하게 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점점 마비의 정도가 심각해졌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인가 해서 무섭다. 30년대 소설 ‘소낙비’의 인물은 주저함과 망설임이 있었다.

상승과 하강구조, 선, 냄새 등이 이 영화를 해석하는 몇 가지 중요단어이다. 위로 올라가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우선 중력이 아래로 당기고 있고 수많은 법령과 시스템이 승자독식구조로어 있기 때문에 상류층으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기택 가족이 꿈꿨지만 오히려 지하실로 추락함을 보여준다. 아무튼 역겨운 냄새가 선을 넘어 결국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기생충과 숙주가 공멸함을 보여준다. 봉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것인가 싶다. 공생하지 않으면 공멸이다.라는 것을. 아들 기우에게 SOS를 보내는 지하실에 스스로 갇힌 기택이 정말로 구조신호를 보내고 싶은 상대는 틀을 만드는 소수의 상류층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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