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반하다.
2024.07.10 19:53
어떤 남자가 어떤 여자를 보자 마자 인생이 앞으로 완전히 달라질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이런 순간이 위험한 순간인 것이다. 일상의 지루한 연속이 깨어지고 활기와 흥분,설레임의 시간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순간을 지속시키기 위해 달려간다.그러나 또 다시 지속은 순간을 향해 돌진한다는 것을 그 때는 몰랐을 것이다. 몸과 마음이 기쁨과 설레임으로 충만할 때 벌써 슬픔과 지루함이 잉태되었음을 그 때는 몰랐을 따름이다.
살다보면 남자는 여자를 만나기 마련이다. 오다 가다 만나기도 하고 학교에서 만나기도 하고 교회에서,혹은 정거장에서,술집에서. 세탁소에서.마켓에서 등등 인간이 갈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은 그냥 지나치게 되지만 그 중에서 특별히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느끼게 되는 요인은 무엇일까?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는 외모를 가진 상대에게 매력을 느낀다. 얼굴,몸매.피부색.키. 입고 있는 옷,장신구 등등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보는 순간 아,저 여자는 매력이 있구나. 알아차린다.
넷플릭스에서 '고요'란 제목의 영화를 보았다. 자폐증이 있는 남자가 비오는 날 미술관 앞에서 '여자'를 만났다. 여자는 중년의 여자인데 미술관 경비에 취직되었다. 우산이 망가져서 쩔쩔매는 여자의 모습에 반했다. 첫 눈에 반한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가는데 오직 '고요'<남자 이름이다.>만이 반해서 오랫동안 쳐다본다.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매력의 요인이 무엇인가? 외모, 학력. 재산,나이 ...이런 것을 뛰어넘는 무엇인 것이다. 그 여자의 무엇이 고요의 마음을 건드렸는지 아무도 모른다. 자신도 모를 것이다. 아무튼 그녀의 모습에 감탄한 그는 그녀에게 다가간다. 남자는 미술관 가이드이자 화가이다. 나이는 10년 이상 차이 나는 것 같다. 여자는 47-50세 정도. 남자는 부유한 계층 사람이다. 누나는 피아니스트이고 형은 유명 요리사이다. 부자 동네에 산다. 여자는 고졸이고 두 아들이 있고 어쩐지 뭔가가 어긋나 남편과는 별거중이다. 처음에는 여자는 남자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여자 뒤를 따라가다가 전철안에서 남자는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블랙아웃이 되어 못 볼 모습을 여자에게 보인다. 그를 도와주는 형의 조언을 듣고 다음날 여자에게 다가가 설명한다. 남자는 솔직한 자기 심정을 털어놓는다. 연인들은 자주 볼수록 연애감정이 커진다. 자주 만나다 보면 사소한 부탁이나 도움을 청할 일이 생긴다. 호의를 베풀 기회가 많아지고 사람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에게 덩달아 호감이 느껴지고 좋은 감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며칠 후 남자는 여자에게 '저녁 먹을레요?' 한다. 여자는 망설인다. 나이차도 많고 계급차도 있고..아무튼 '토요일은 괜찮다'고 한다. '고요'집에서 만난다. 먹고 마시고 음악 듣고 춤 추고...여자는 '고요'방에서 그림을 보게 된다. 모델이 자기임을 알게 된다. 기분이 좋아진다. 흥분하여 하룻밤 자게 된다.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여자는 별거중인 남편이 집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내쫓는다. 그 와중에 얼굴에 상처가 나고../누나는 여자에게 물러섰으면 하고 형과 어머니는 '고요'가 어른이라고 하고.. 집안의 반대가 강하면 더욱 불타오르는게 연애다. 그림을 완성한 남자는 그림을 챙겨 미술관으로 향한다. 또 비가 오고 우산 없는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길을 가다가 '고요'와 맞닥뜨리게 된다. 두 사람은 포옹한다. 연애 5단계설로 보면 접근에서 결정단계로 넘어가는 경계선에서 끝난다. 첫 눈에 반한다는 사실이 일면 충동적,즉흥적일 수는 있다. 그러나 첫 눈에 반하는 사랑만이 진실한 사랑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외모이기는 하다. 그러나 외모가 뛰어나지 않아도 첫 눈에 반하는 경우도 많다. 외모+알파가 필요하다. 직관이나 인연,귀신의 작용이 아닐까? 영화나 소설,신화나 전설등에 첫 눈에 반하는 사랑 소재가 많다. 카사노바나 바람둥이는 연애 초기의 감탄단계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 설레임,흥분.긴장감, 온 세상이 분홍빛으로 변하는 신비한 경험을 잊지 못해 또 다른 상대를 찿는다는 것이다. 아무튼 연애는 지루한 인생의 특별한 선물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2 | 팜므 파탈 | 백남규 | 2024.11.14 | 12 |
51 | 인생이란 | 백남규 | 2024.07.20 | 39 |
50 | 가장 큰 행복 | 백남규 | 2024.07.12 | 31 |
» | 첫 눈에 반하다. | 백남규 | 2024.07.10 | 30 |
48 | 가족의 힘 [1] | 백남규 | 2023.01.28 | 37 |
47 | 호흡 [3] | 백남규 | 2023.01.26 | 39 |
46 | 구름같은 인생 [3] | nkpeak | 2023.01.17 | 43 |
45 | 인종,환경,시대 [1] | 백남규 | 2023.01.12 | 38 |
44 | 돈이 많다면 | 백남규 | 2022.02.22 | 57 |
43 | 한국문학은 | 백남규 | 2021.11.07 | 41 |
42 | 살다보면 | 백남규 | 2021.11.07 | 73 |
41 | 배정웅의 시 [2] | 백남규 | 2020.09.03 | 156 |
40 | 영화'기생충'에 대하여 [1] | 백남규 | 2020.02.08 | 130 |
39 | 삼경시론 [1] | 백남규 | 2019.07.14 | 81 |
38 | 무제 | 백남규 | 2019.04.13 | 70 |
37 | 독립문 유감 | 백남규 | 2018.08.19 | 46 |
36 | 건국절 유감 | 백남규 | 2018.08.15 | 25 |
35 | 고요해서 눈부신 식물적 상상력의 시 | 백남규 | 2018.01.07 | 105 |
34 | 연애의 시대-1920년대 | 백남규 | 2017.12.10 | 64 |
33 | 마광수의 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해설 [1] | 백남규 | 2017.09.21 | 2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