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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수필
2017.09.25 00:41

아픔을 이해하는 공감능력

조회 수 30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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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번 떠나자는 소리가 친구들 사이에 수시로 흘러나왔다. 멀리 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의논 끝에 연휴를 이용해 가까운 온천장을 다녀오기로 했다. 남편들은 온천장 근처 골프장에 내려 주고 아내들은 온천욕 하면서 수다를 떠는 풍경, 괜찮을 것 같았다.

'여행의 즐거움은,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부터'라던가. 하지만 나는 여행 떠나기 며칠 전 시작한 치통으로 부리나케 치과 진료받고 항생제와 진통제 챙기는 일에 신경을 더 써야 했다.

준비해 온 두툼한 스테이크와 근처 바닷가에서 공수해온 고들고들한 굴, 알찬 게, 싱싱한 횟감, 좋은 음식을 앞에 두고도 즐기지 못하는 처지라니. 참지 못해 한 입 베어 먹다가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먹는 것은 그렇다 치고, 강력한 진통제로도 통증이 가시지 않아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분위기 깰까 봐 괜찮다며 웃었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여행의 즐거움이 저만치 달아나버렸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검진받은 후, 추천하는 신경치료 전문의한테 찾아갔다. 치통에 시달리느라 의기소침해진 나, "이를 잘 관리 하셨네요. 뺄 필요는 없고 신경 치료하고 크라운 하면 됩니다"라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감으로 몸이 꽁꽁 얼었지만 마취하고 수술하고, 며칠 후 한 번 더 오라길래 수술이 잘 되었는지 점검하나 보다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이빨 괜찮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난 우리 아버지 닮아서 이가 좋은 편이야. 84세 돌아가실 때까지 틀니 하나 없으셨거든. 아버지까지 들먹이며 치료만 잘 하면 된다는 의사의 말을 종달새처럼 지저귀었다.

그런데 두 번째 진료 후 의사 선생님 왈 "첫날은 이머전시 치료였고 정밀검사를 해 보니 이 뿌리 쪽까지 금이 가 있어요. 신경 치료하고 크라운 해봐야 이삼 년 정도밖에 못가니 관련 전문의한테 가서 이를 빼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란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어 정신이 벙벙했지만, 의사 선생님 태도가 얼마나 정중하고 정직해 보이는지, 이의를 제기하려는 마음이 쏙 들어가 버렸다.

임플란트나 브리지 혹은 틀니 하는 중이라는 주위 분들의 편치않는 표정이 떠오른다. '힘들어'라고 해도 그들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나의 일이 되고 난 후부터 저분은 어떤 상태일까, 오가는 사람들의 입안을 상상한다. 언젠가 나에게 하소연하던 이웃분의 이빨 안부도 묻고 싶어진다. 어금니 하나 탈 나도 사는 재미가 이렇게 감하는데 큰 병 걸린 사람은 어떨까. 그분들의 외로움도 생각한다.

'경험하고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 경험하고야 깨닫는 사람은 보통사람, 경험하지 않고도 깨닫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깨닫는다는 말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겪을 때는 뭔가 좀 깨달은 듯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곧잘 잊어버리는 나 같은 사람은 보통 사람에 들기도 어려울 것 같다. 아픈 사람을 다독이는 데 자신의 건강·돈·재능·시간을 쓰는 이들, 그들의 지혜가 너무도 크게 보인다.




미주중앙일보 < 이 아침에> 2017.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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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uck 2017.09.25 01:40
    • "Where can I wash my hands"   
    • 화장실 어디냐고"

    • 남녀 공동 화장실 에서의 불편함
    • 주말에 딸과 파사데나 T&J MKT 장보로갔다
    • 손을 세척하러 화장실을 찾던중 세련되어보이는 백인 중년여인의친절함
    • 화장실 안까지 동행 화들짝 놀란 나는 화장실 밖으로 줄행란..
    • 아직도 OFF LINE 세대임이 절감 Oh ~Boy~
    •              
    •              노년, 노인, 늙음 - 명언NISI20131024_0008861470_web.jpg
                                             남자는 늙어감에 따라 감정이 나이를 먹고 

    여자는 늙어감에 따라 얼굴에 나이를 먹는다.
    -콜린스 

    노년, 무지한 사람에게 그것은 겨울
    , 배운 자에게 그것은 수확의 시기. 
    -유다 리브 라제로프 

    노년은 젊음, 그것에 비할 바 없는 기회인 것을,
    비록 차려입은 드레스만 다를 뿐, 
    하여 저녁 어스름이 옅어져 가면 하늘에는 별들이, 
    보이지 않는 낮이 가득하다네. 
    -헨리 워즈워드 롱펠로우 

    노년(老年)은 죽음에 둘러싸인 섬이로다. 
    -후안 몬탈보 

    노인들에 대해서 우리는 겉으로 
    그들을 받들어 모시는 시늉을 하지만 
    사실은 그들이 늙어 힘없는 개처럼 뒤뚱거리며 
    우리에게 곤욕을 주지 않게 어디론가 가서 
    죽은 다음 스스로가 땅에 매장할 수 있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에드가 왓슨 하우 

    노인은 이제 더 이상 나쁜 짓을 
    본보기로 보일 수 없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에게 
    좋은 충고를 해주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라 로슈푸코 
    노인은 존경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그 대신 그는 얼굴의 주름살은 경험의 중요성과 
    인격의 견고성을 상징하는 것이어야 한다. 
    -랄프 발톤 페리 

    노인은 죽음의 공포 때문에 
    청년의 쾌락을 금하는 폭군이다. 
    -프란코이스 로체포우콜드 

    노인이 되는 것은 비참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나이답게 살 수 없는 사람만이 비참한 사람이다. 
    -유진 벨틴 

    누구나 이후 1년을 더 살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늙은 사람은 없다.
    -키케로 

    늙어가는 법을 안다는 것은 지혜의 걸작으로,
    위대한 삶의 예술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장에 속한다. 
    -헨리 프레데릭 아미엘 

    늙어서도 지혜가 없는 사람은 
    단지 이 세상을 살아만 왔을 뿐 
    결코 가치있는 삶을 산 것은 아니었다. 
    -퍼블릴리우스 시러스 

    늙으면 죽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그래서 우리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몸이 쇠약해지고 병에 시달리게 되어 
    끝내는 인생을 지겹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평생 늙지 않는 존재라면 
    죽음을 매우 애석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크리스틴 드 스웨드 [잠언집] 

    늙은 말의 지혜는 쓸 만하다. 
    -한비자 

    늙은 사람은 자기가 두 번 다시 젊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젊은이는 자기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잊고 있다. 
    -유태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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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이는 얼굴보다 
    마음에 더 많은 주름이 있다.
    -몽테뉴 

    두뇌가 좋은 사람도 노인이 되었을 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만 
    머리 속에 가득 채워진다. 
    -조셉 쥬베르 

    레슬링 선수는 한때 황소보다도 강했다. 
    그는 기름기가 번드르르한 발뚝을 감아서 
    상대를 쓰러뜨리는 순간을 가장 좋아했다. 
    그러나 이제 마른 살갗이 겨우 뼈들을 
    지탱하고 있고, 포효하는 유령처럼 
    숨을 헐떡거리고 있을 뿐이다. 
    -덩 밍다오 

    사람이 뭔가를 추구하고 있는 한 
    절대로 노인이 아니다.
    -진 로스탠드 

    인간의 수명은 길어졌다. 
    오늘날은 과거 어느 때보다 인간의 수명이 더 길어졌다. 
    다시 말해서, 현대인들은 그들의 선조들보다
    거의 두 배나 수명이 길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노인이 즐겁게 살도록 도와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루이스 올 

    인간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은 
    결코 악마 따위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늙은이가 된다는 것이다. 
    -에드가 왓슨 하우 

    자기는 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갈 수 없다. 
    인간은 자기 마음이 늙는다는 것을
    인정하기를 가장 싫어한다. 
    -윌 듀랜트 

    젊은 미인의 눈썹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한들
    그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잠깐 동안에 백발이 되어 
    흐트러진 실같은 머리털이 될 것을. 
    -고문진보 

    지혜를 낳는 것은 백발(白髮)이 아니다. 
    -메난드로스 

    친구들이 당신이 젊어 보인다고 말하기 시작했을 때는
    그들이 이미 당신을 늙은이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싱턴 어빙 

    하늘은 우리를 편안하게 해 주기 위해 늙음을 주었고 
    우리를 편히 쉬게 하기 위해 죽음을 주었다.
    -장자 
    하루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명마도 
    늙어 쇠하게 되면 걸음이 느리고 
    둔한 말이 앞서게 된다. 
    영웅도 늙으면 보통 사람을 따라 갈 수가 없다.

    - 좋은글 -





  • 오연희 2017.09.26 00:34
    지혜를 낳는 것은 백발(白髮)이 아니다. -메난드로스-
    올려주신 명언중에 위글이 마음에 와 닿네요.
    '경험도 아니다' 를 추가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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