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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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수필
2018.02.21 06:46

쉽지 않은 시간 후에 오는

조회 수 26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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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딸이 다니는 음악학교로 유학 온 민아의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 실력은 같은 전공 친구들도 인정하는 바였다. 학위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 서울시향에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뒀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유는 바이올린이 닿는 쪽의 어깨 통증. 얼마나 심했으면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안타까운 마음 표현할 길이 없다.


바늘구멍을 뚫기 위한 오디션이나 소속된 교향악단의 중요한 연주회를 앞두고 통증이 오기 시작하면 어떤 상황이 되는지 나는 조금 안다. 물리치료를 받아가며 고비를 넘어가는 딸을 봐 왔기 때문이다.

초청 독주회가 잦은 피아니스트 딸을 둔 이웃 엄마의 말이 오래 귓가에 맴돈다. 리사이틀을 앞둔 딸에게 팔 좀 아끼라고 잔소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주를 앞두고 팔을 아끼라니 무슨 소린가 했다. 양손으로 피아노를 꽝꽝 치며 대곡을 소화해내는 여자의 팔을 생각해 보란다. 아, 팔! 피아니스트는 손가락만 조심하면 되는 줄 알았다.

자신의 몸이 악기인 성악은 어떨까. 악기를 다루는 음악가보다 나이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목소리도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연륜이 느껴지는 깊은 감성과 음악성으로 대중을 사로잡는 음악가도 있기 때문에 나이 든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성대를 잘 유지하려는 각고의 노력과 타고난 건강에 근성이 더해져야 가능한 일인 것 같다.

근성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조용필. 오래전 연예 기사에서 읽은 내용이라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쉽게 부르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가수는 수없이 많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던 그의 말. 자그마한 그에게서 거대한 힘이 느껴진 순간이었다.

체력과 나이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은 아무래도 체육인일 것 같다. 몸으로 승부를 거는 체육인들의 상처는 처절할 정도이다. 상처 투성이 발로 국민을 울렸던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에 관한 소식을 접하기 전까지는 테니스 엘보 정도만 알고 있었다. 몸의 무게를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발은 발레나 스케이트 종목에나 해당되는 줄 알았다.

예체능인들 대부분은 대회 우승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치르게 된다. 이름 있는 음악 콩쿠르와 올림픽 같은 큰 대회는 가혹한 훈련을 이겨내는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예체능인들의 꿈의 무대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 한 길을 죽을힘 다해 달려왔다 할지라도 입상자는 극소수이다.

평창 올림픽이 진행되면서 메달리스트들의 피와 땀의 뒷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고통과 상처가 클수록 빛나는 우승, 꿈을 이룬 이들의 사연에 감동의 물결이다. 듣고 또 들어도 신난다.

한편 엄청난 피와 땀을 쏟고도 도전에 실패한 이들의 눈물에도 신경이 자꾸 쓰인다. 자신의 분야에서 날렸을 아이들, 날리는 사람만 모아놓은 곳에서 좌절하지 않고 달려온 너희들, 대단해! 고마워! 길은 또 있어! 라고 말해주고 싶다.




미주중앙일보 <이 아침에> 2018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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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uck 2018.02.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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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가지의 나지용


     

    내게는 두 가지 모습의 그림자가 있었어.

    하나는 나를 닮은 녀석이고

    또 하나는 커다란 피아노의 모양을 닮은 녀석이었지.

     

    누가 진짜인지......

    나는 점점 더 혼란스러웠지.

    그리고 나를 약 올리는 가짜 녀석을 찾아내어,

    혼을 내주고 싶었지.

     

    어느 날인가 길을 걷다 문득 바라본 그림자는

    분명 나의 얼굴과 몸을 닮았는데

    또 어느 날인가의 그림자는

    피아노의 모습을 하고 있었거든.

     

    나는 지난 밤 달빛 사이로

    나의 진짜 그림자를 찾아냈어.

     

    그 그림자 녀석은 나의 얼굴과 몸을 하고,

    열심히 피아노를 두드리고 있더군!

     

    포토에세이집 클래식 보헤미안(문학동네, 2010)

    .................................................................

     

     사무엘 웰스리는 3세에 오르간을 쳤고, 리처드 스트라우스는 6세에 작곡을 시작했으며, 베토벤은 8세에 연주회를 가졌다. 쇼팽은 9세에 첫 연주를 시작했고, 슈베르트는 11세에 중요한 작곡을 시작했다. 그리고 1991년 부산에서 태어난 지용은 5세에 피아노로 찬송가를 두드렸다. 지용의 천재성을 확인한 미국 메네스 음대 학장과 김유리 교수는 미국 유학을 권했고 가족은 지용이 여덟 살 되던 1999년 지용의 음악적 성공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지용 아빠는 당시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였고, 성악가인 엄마는 운영하던 음악학원을 접고 세탁기술 하나 달랑 배워 미국으로 건너간 것이다.


     이 글은 시가 아니다. 365일 세계를 무대로 연주여행을 다니는 클래식 보헤미안 ‘앙상블 디토’의 열아홉 살 클래식계의 지드래곤으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지용이 그들 멤버와 함께 꾸민 포토에세이에 실려 있는 낙서에 가까운 독백체 글이다. 어느 날 자신의 그림자와 피아노 형상을 띈 또 다른 낯선 그림자가 만나 겪는 갈등을 그렸다. 달빛을 받으며 열심히 피아노를 두드리는 융합된 그 모습에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한다. 혼돈과 갈등을 극복하고 자아를 찾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린 내용인데, <문학동네>에서 책을 펴낸 그해 ‘예술의 전당’ 공연 관람 후 나도 한 권 구입했다. 하지만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에 서지는 않았다.


     몇 년 전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올해 27세가 된 지용은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끄는 ‘디토’와의 연장계약도 끝났고, 얼마 전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워너클래식’을 통해 인터내셔널 데뷔 음반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전 세계 동시 발매되었다. 12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워너클래식과 계약을 맺은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백건우, 임동혁, 임현정에 이어 지용이 네 번째다. 지난 2016년 2월 제58회 그래미시상식 중 방영된 ‘구글’ 광고에서 베토벤 월광 소나타 3악장을 치면서 더욱 주목 받은 게 계기였다. 이후 수많은 에이전트, 매니지먼트에서 러브콜을 받은 지용은 워너클래식과 레코딩 계약을 맺었다.


     지용은 “그동안 다른 아티스트들이 많은 앨범을 발표했는데 나까지 앨범을 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며 부담을 느끼면서도 “300년 전 작곡된 곡을 똑같이 연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금 이 시대에 바흐가 전하는 느낌을 담아 연주했다”고 말했다. 지용은 “바흐를 통해 순수함을 다시 찾았다”면서 “이번 앨범도 새로 출발하는 의미로 바흐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모든 음을 낼 수 있게 조율된 피아노와 건반으로 ‘서로 함께, 그러나 똑같지 않게(Be together, Not the Same)’라는 슬로건을 잘 담아낸 연주라고 평가받았다. 지용은 클래식 외에도 팝, 일렉트로닉, 무용,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병행하며 다재다능함을 뽐내왔다.


     얼핏 클래식 연주자 같지 않은 개성 넘치는 외모와 트랜디한 패션 감각으로도 유명한 지용은 기존의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연주자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지용은 사실 방황하던 10대부터 연주의 본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 고민을 통해 얻은 투철한 사명감을 연주활동에 반영해 왔다.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 역시 나아지기를 희망하는 그의 바람을 이번 앨범에 담았다. 이번 앨범의 표지 이미지 역시 평소 친분이 있던 팝 아티스트 김태중이 지용의 모습을 그린 팝 아트로 장식했다. “김태중 작가로부터 첫 작업 결과를 받을 때부터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딱 맞았고, 너무 마음에 들어 엉엉 울 정도였다”고 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피아니스트에게는 성경과도 같은 곡이며, 관객에겐 언제든지 실연으로 보고 싶은 레퍼토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오는 23일과 24일에는 익산 예술의전당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아임 낫 더 세임(I am not the same)’이라는 제목으로 리사이틀을 갖는다. 지용은 “세상은 ‘다름’을 나쁜 것으로 바라보며 모두가 똑같아져야 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은 서로 다른 생각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시집 출간기념회만 아니라면 오랜만에 자랑스러운 조카 지용의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지용의 음반 발매를 축하하며 리사이틀의 성황을 응원한다 ( 권순진).


  • Chuck 2018.02.21 09:59
     

    Clara Jumi Kang, violin

    Dresden Staatskapelle Chamber Orchestra




  • Chuck 2018.02.22 00:18

    OUT LOOK.


    좌파 문학의 대부 고은의 실체 !


  • Chuck 2018.02.23 01:07

    Voice of Korea !

    끝내 웃었다 여자 킬링 일본 꺾고 결승전..


    2018022303027_0.jpg


    저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한국방송으로 생방송으로 보았습니다.

     

    한국팀 스킵 김정은 선수의 안경넘어 번득이는 카리스마와 crucial

    time의 수많은 clutch shot들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이로서 한국팀은 참가한 9팀을 전부 무찌른 유일한 팀이며 

    예선전에서 1점차로 분패한 스웨덴팀의 거센 반격이 예상되는 

    결승전 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랩니다. 



     

  • 오연희 2018.03.18 13:54
    최무열 선생님
    안녕하세요?
    좋은 정보들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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