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22 02:54

꽃을 보며

조회 수 340 추천 수 28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해마다 이 맘 때면
사막의 도시엔 꽃이 핀다.

낭창한 가지마다 조잘대듯 모여 앉은
여린 꽃잎들
나른한 겨울 속에 꽃은 하얀 환각이다.

흰 꽃잎 사이로
아득히 지워져 가는 내 생의 전설
배꽃 그늘에서
나는 무아의 한 사람이 된다.

분명 이것은 신이 선물한 영적 오르가즘
해마다 이 맘 때면 행복해 지는 건
너무 많은 날에 가시를 품어온 까닭이다.
연연히 흘려온 출혈의 세월 뒤
창백해진 냉가슴 순간에 달아오르는
저 꽃과의 합일

당신이 허락한 지상의 절정에서
나는 다시 피어난다.

?
  • ?
    백야/최광호 2005.03.03 04:38
    인생 한가닥의 명시. 참으로 멋진 시군요. 감명 깊게 잘 읽고 갑니다.
  • ?
    홍미경 2005.03.07 18:15
    참 멋진 시!
    언니가 시 속에 녹아 있네요.

    어디 꼭꼭 숨어 있나 했더니
    신문 속에 있는 거, 봤어요.
    문학상 타신 것, 늦게나마 축하해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 이제야 사랑을 박경숙 2005.06.20 435
29 그 거리의 '6월' 1 박경숙 2005.06.19 449
28 시냇가의 세 아이들 박경숙 2005.06.15 376
27 당신의 첫사랑 박경숙 2005.06.08 553
26 이사를 하면서 박경숙 2005.06.06 306
25 인생의 4계절 박경숙 2005.06.04 553
24 오해를 받을 때 말없이 사랑하여라. 2 박경숙 2005.05.31 704
23 봄날의 고백 2 박경숙 2005.03.20 376
22 5월의 노래 1 박경숙 2005.05.02 327
» 꽃을 보며 2 박경숙 2005.01.22 340
20 흔들리던 가을 뒤에* 4 박경숙 2004.12.01 389
19 역삼동 성당* 1 박경숙 2004.11.28 629
18 11월의 우요일 1 박경숙 2004.11.11 456
17 추석날 아침 박경숙 2004.09.27 274
16 고향집 폐허 3 박경숙 2004.08.04 619
15 가을 줄타기 박경숙 2004.10.12 393
14 10월엔 푸른곰팡이로 핀다. 박경숙 2004.09.30 312
13 지금은 등불을 밝힐 때 박경숙 2004.09.11 264
12 The Caveman Who Left His Cave 박경숙 2004.05.23 11828
11 그들도 한 세월 전에는 박경숙 2004.03.21 30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14
어제:
18
전체:
106,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