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뢴트겐 사진을 찍으며

2005.03.11 20:36

송문헌 조회 수:867 추천:121

가슴 뢴트겐 사진을 찍으며
            - 바람의칸타타.19 -

송 문 헌

철벽의 단두대에 오르라한다
다짜고짜 윗옷을 벗으라더니 단호하게
우락부락 검은 얼굴의 망나니가 달겨든다

철커덕 쿵, 일순간에 刑이 집행되고
희나리가 된 오만이 가랑잎처럼
검은 필름 속에서 쓴 웃음을 내 보인다

구차한 모습 모습들이 순간 목울대를 치고
휙휙, 지워진 시간들의 근원 어디선가 되살아
구만리 크리스털 하늘을 향해 치솟는다

부스러진 유리벽을 통해 시커멓게, 시커멓게
군단을 이루며 달려오는 바람의 저 말발굽 소리
말발굽 소린 또 어디 누구를 향한 점령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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