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소설] 그림자

2010.04.15 19:35

백야/최광호 조회 수:429 추천:112

손바닥 소설]





그림자



    









백야광호









언제부터인가 그림자 속에 영혼이 들어간 것 같다. 전에는 내가 어떻게 움직이면 그대로 움직이던 것이 차츰 따라주지 않는다. 되려 반기를 들고 나온다. 처음에는 약간은 놀라 긴 했지만 그려러니 했는데 인젠 내 그림자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도 다른 사람의 영혼을 타고 난 그림자 같다.


"더는 주인님의 뒤를 따를 수가 없습니다."

어느날 그림자가 내게 엄포를 놓으면서 사직서를 내민다. 갑자기 드리닥친 반항에 멍해진 나는 그림자가 사라진 곳을 한식경 바라본다. 그러다가 천천히 "사직서"라고 쓴 봉투를 뜯어 사직서를 꺼내 펼쳤다.



ㅡ  본 그림자는 수십년간 B주인님의 뒤를 따르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왔습니다. 그래도 품성이 온하고 후덕군자인 주인이 그림자가 된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세월의 변함 속에서 하루하루 썪기 시작한 주인님의 몸에서 더이상 견딜 수 없을정도로 픙기는 똥보다 더러운 구린 냄새 때문에 더는 주인님을 따를 수가 없음에 이만 사직을 합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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