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있는 버섯
동아줄 김태수
매력적이고 화려하여
사람들은 나를 요정의 화신으로 여긴다
혹시라도 아집에 사는 힘 있는 사람들이
불로장수와 욕정으로 나를 뼛속까지 우려내려 한다면
나는 그들 속에 녹아들어 함께하려 한다
그들의 원함이 간절해지도록 나는 더 요염하게 그들 앞에 서서
싱싱한 자태 뽐내며 신비의 영약이 되어야 한다
겉으로 근엄하고 지성 갖춘 고매한 인격들이
속으로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독성 마음껏 뿜어내도록
나는 그들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화려한 비상 꿈꾸거나
관능적으로 세상을 즐기려는 사람이다
꽃향기 취해 다람쥐 토끼들 노닐던 산골짜기
검은 비단 깔아 친구들 갈라놓고
물길 쉬어가던 아늑한 보금자리 대신
늘 대낮처럼 빛나고 있는 그들 업적 위해
나는 숨어 홀로 가꾼 이 아름다움 바쳐
위선과 욕망과 자만으로 채워진 그들 속에 들어가
그것들이 얼마나 독한 메스꺼움 만들어냈는지
슬며시 위아래로 꺼내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