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줄 김태수
삐딱이와 바름이
나의 삐딱함이 당신을 더 아름답게 한다
꿀림 없는 나의 무모함에 당신 어리둥절하겠지만
몸매 가꿈 잊고 땀 흘리며 사는 거친 일손들에게
팔등신 황금비율 뽐내며 활보하는 당신 위해
나는 찡그린 얼굴 거침없이 내민다
내가 일상에서 당신 만날 때
다정하게 대해 주질 않는 당신 위해
만나지 못할 똑바른 평행선 달리며
무시해야만 하는 당신 안일 위해
나는 째려보는 눈길 날카롭게 건넨다
반듯한 당신 만들기 위해
당신 잘난 잣대로 얼마나 많은 조각 만들었는지
당신 칼질로 얼마나 잘린 조각들 쓰레기 되었는지
떨쳐버리지 못하고 지켜온 당신의 똑바름 앞에
나는 꿰매고 풀어야 할 쌓인 실타래 마음껏 꺼내놓는다
바름 끼리 부딪치는 감당 못할 살기殺氣 다음엔
알아서 기는 굽은 등 밟고 서 있는 당신이 똑바름인 것을
당신의 잘린 아픔까지 껴안고
비스듬히 비켜서서 똑바로 끊어버리는
나의 삐딱함
시
2012.01.10 10:17
삐딱이와 바름이[맑은누리문학 12년 여름호]
조회 수 690 추천 수 197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소설 | 김태수 약력 | 동아줄 김태수 | 2016.11.11 | 674 |
29 | 시 | 돋보기 | 동아줄 | 2012.03.02 | 581 |
28 | 시 | 가로등[나성문학 12년 창간호] | 동아줄 | 2012.02.23 | 622 |
27 | 시 | Salmon caught by fishing pole | 동아줄 김태수 | 2012.02.14 | 514 |
26 | 시 | 알래스카에 내리는 눈 | 동아줄 김태수 | 2012.02.09 | 566 |
25 | 시 | 눈꽃 세상 피우기 위해 | 동아줄 김태수 | 2012.02.02 | 558 |
24 | 시 | 자강불식(自强不息) | 동아줄 김태수 | 2012.01.21 | 625 |
23 | 칼럼 | 한국의 등단제도 이대로 둘 것인가?[재미수필 12년 14집] | 동아줄 | 2012.01.12 | 1413 |
» | 시 | 삐딱이와 바름이[맑은누리문학 12년 여름호] | 동아줄 | 2012.01.10 | 690 |
21 | 수필 | 김일석 씨의 ‘수평’을 읽고 / 동아줄 김태수 | 동아줄 김태수 | 2012.01.02 | 857 |
20 | 시 | Paper Coffee cup | 동아줄 김태수 | 2011.12.26 | 745 |
19 | 시 | 독이 있는 버섯 | 동아줄 김태수 | 2011.12.15 | 612 |
18 | 행시 | 발가락 양말 | 동아줄 | 2012.04.18 | 518 |
17 | 수필 | C형과 삼시 세판[재미수필 13년 15집, 맑은누리 14년 여름호] | 동아줄 | 2014.03.14 | 475 |
16 | 바람의 들꽃 사랑 | 동아줄 김태수 | 2011.12.12 | 603 | |
15 | 시 | Love for the wild flowers by the wind (바람의 들꽃 사랑) | 동아줄 김태수 | 2011.12.09 | 696 |
14 | 시 | 망망대해[나성문학 12년 창간호] | 동아줄 | 2011.12.05 | 623 |
13 | 수필 | 오늘을 잘 살자 | 김태수 | 2011.12.05 | 866 |
12 | 시 | 이상은 현실 사이로 흐른다[나성문학 12년 창간호] | 동아줄 | 2011.12.05 | 589 |
11 | 수필 | 사람을 담는 그릇[재미수필 12년 14집] | 동아줄 | 2011.12.05 | 837 |
10 | 시 | 시인의 자질 | 김태수 | 2011.12.05 | 6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