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교[-g-alstjstkfkd-j-]쥐와 개미는 지구가 존속하는하 멸종되지 않는 부류;;;;;;;;;;곧 솔 누군가가 어제 오후 늦게 Culligan Man이 다녀갔다. 정수 필터 교체하느라 싱크대 밑 창자속이 부엌바닥에 쏟아져 나와 널 부러져 있다. 제자리에 밀어 넣고 정리해야지 하는데 늘어진 의식이 시계 추 같다.  

문득 며칠 전 일이 생각났다.아침 산책을 끝내고 들어 온 내 기분 좋은 눈에 반갑지 않는 장면이 잡혔다. 부엌과 카운터 탑에 까맣게 행군해 모여드는 개미군단, 트레일을 따라 급한 김에 퇴치 스프레이로 쭉쭉 뿌려 대학살을 감행했다. 캐비넽 문, 찬장 벽, 스토브 위, 아래, 옆,등등
스프레이 독극물이 안개처럼 뿌려졌을지도 모를 부엌 바닥, 구석구석 그릇들을 씻고 닦아 그 마무리 작업에 지처 있을 때 출근한지 얼마 안 된 남편이 먼지 뒤집어  쓰는 일을 해서 샤워하러 온다고 전화가 왔다.
지친 목소리로나마 상황보고를 상세히 해서 남편의 동정을 받아낸 나는 기운을 되찾아 뒤뜰로 나가 두루 살펴보았다
정원 석과 흙 시루 사이에서 출발한 행렬이 페디오 바닥을 지나 벽을 타고 진입해 들어와 부엌을 점령해  버렸던 것이다. 설탕 부서러기 같은 것을 찾아 나선 선발대는 개미군단 본부에서 급 파송한 듯 우리 부엌이 탐색 타겟 고지였던 모양이다.

내내 궁리하며 왔다며 집에 들어오자마자 남편은 꿀 함정의 기발한 묘안을 내 놓았다. 그럴듯하였다. 남편은 뒤뜰에, 나는 차고 밖과 정원으로 가는 길목에 꿀을 빈대떡 크기로 번지게 펴서 왕래가 빈번한 곳에 달콤한 꿀 덫을 여섯 개나 놓았다. 얼마나 동작이 빠른지 페디오 시멘트 바닥은 순식간에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 듯 까맣게 덮어버렸다. 인터 낻 시대라 개미의 정보교환도 첨예의 속도로 빨라 진걸까, 놀라운 일이었다.
작디작은 까만 몸집이 꿀 표면을 기어 다니며 찐득찐득한 꿀에 들어붙지도 않았고 불면 날아가 버리는 먼지 같은 녀석들이 '꿀이다' 라고 신호를 주고받으며 가볍게 나는 듯 기면서 신나서 모여드는 것 같았다. 잔치 날을 만난 듯 ‘배불리 먹고 이웃 동료에게 빨리 알리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온 몸을 던져 몰입하고 있었다. 단 것을 많이 먹은 치아 뒤에는 치과가 늘 기다린다. 그 달콤한 꿀맛 뒤에 숨어있는 번득이는 살기를 짐작이나 했을까?

히로시마 원폭투하의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나는 살충제를 살포하였다.  무수한 점들로 움직임을 멈춘 질펀한 주검을 바라보며 우리 인생도 순간의 꿀맛에 취하여 돌진한 적은 없었나하고 돌아보게 하였다.
겨울식량을 비축한 부지런한 개미는 살아서 내 어릴 적 스승이었고 어른이 된 지금 내 눈앞의 개미는 죽어서도 나의 스승이 되 주었다.
각막이식 거부증으로 실명한 시어머님, 귀는 성하시어 그림처럼 소상한 보고에 통쾌하다며 웃어주시기까지 한 여름철의 개미 대학살 사건이었다.
더위가 제 철을 만난 듯 뽐내는 정오에 나는 햇볕을 가려 챙 달린 모자를 쓰고 개미 시체들을 수장을 하듯 호스로 씻어 내렸다. 더위도 씻어 내렸다.
퇴근한 남편에게 프로 개미 대학살자의 긴 하루를 위로 받는가 싶었는데 오히려 천당은 다 갔다며 짓굳게 찔러댔다.

오늘은 쓰레기 나가는 날이다. 할 일은 많은데 몸이 처진다. 그래, 그때 그 개미떼가 지금 처 들어 와서 치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눈앞에 벌어졌다 셈 치자.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나는 벌떡 일어나 나도 모르게 치우기 시작하였다. 생각 한 가닥 바꾸니 전혀 힘들지도 않았다.
집안 개미떼를 밖으로 유인한 꿀 함정과 그 대 학살 사건은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 마다 내가 터득한 교과서 안에 필수과목으로 들어가 있다. 역동적인 <셈 치기> 시동열쇠가 오늘도 나의 하루를 유쾌하게 돌아가게 만든다.

8/15/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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