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2006.07.19 13:25

김영교 조회 수:384

김영교[-g-alstjstkfkd-j-]

길 위에서




최원현/수필문학가. 칼럼니스트

http://essaykorea.net




  시인이며 수필가인 재미 k 작가의 산문집을 받았다. 제목이 <길 위에서>였다. 삶은 여정이고, 인생이란 바로 길 위의 상태가 아니던가. 그는 ‘길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이란 말로 우리 삶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는 참으로 작은 사건들을 통해 자신을 향한 귀한 성찰의 기회를 삼고 있었다. 돌멩이 하나, 작은 나사못 하나, 뜰에 열린 사과 한 개에서 자신을 그리고 절대자를 보았다.

  나는 고국을 떠나 사는 분들을 보면 왠지 마음 한 구석이 짠해 진다. 성공한 분들을 봐도 그렇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을 보면서도 그랬다. 나서 자란 고향을 뒤로 하고 떠나 사는 가슴엔 분명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빈 구석이 자리하리라 생각 되어서이다.  

  고국에 나와 돈을 쓰는 일에도 우린 십만 원 정도는 그래도 가볍게 쓰는 편이지만 그들에게 100불은 너무 큰돈일 것 같았다.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그들의 살아온 삶, 노력의 대가로 얻어진 그들 돈 십만 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가 쉽게 써버릴 수 있는 단위와는 분명히 다른 큰돈이겠기 때문이다.

  산 설고 물 설은 곳에서 고국의 우리보다 몇 배나 마음고생을 했을 테고, 몇 배나 더 힘들게 일을 했을 테고, 또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겠는가. 그렇게 얻어낸 수확일 터였다.

  k작가의 수필들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여러 차례 눈물을 훔쳤다.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것들이건만 그래서 더욱 소중한 것들, 그런 것들에 무관심 해 왔던 나에 대한 반성과 안타까움이 앞섰다.

  길 위에서,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무엇을 할까, 어떤 것부터 먼저 할까, 무수히 많은 선택 앞에 선다. 그리고 한 번 가버린 길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처럼 선택이란 말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떨며 당황해 할 때도 많았으리라.

  길이란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가는 곳이다. 멈춰 있을 수가 없는 곳이다. 오늘 나는 이 길 위에서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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