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문이 열리다
2010.08.25 14:47
가을로 가는 문은
어떤 폭우에도 쓰러지지 않는다
안팎이 서로 등 돌린
삶의 풍경을 흩뜨리는 급류에도
남아있는 마지막 온기를 나누어 주면서
조여드는 목울대 속으로
각을 세운 못 날이
가까스로 굽어 드는데
향기를 뿌리던 지난 여름이여
저무는 햇살 가로질러
성긴 옷 깃 사이로
더디 여물고 쉬 버려지는 생들이
하얗게 탈색된 한 올의 머리칼같이
고단한 잔영을 눕히는 저녁 나절
가을로 가는 문은 조용히 열리고
걸어가는 자의 아쉬운 회한이
아직은 빛나는 나뭇가지를 잡고 흔들때
어두울수록 더 적막한
끝이없는 터널의 틈새 사이로
무언가를 남기려는 듯
무거운 침묵을 떨어뜨린다
어떤 폭우에도 쓰러지지 않는다
안팎이 서로 등 돌린
삶의 풍경을 흩뜨리는 급류에도
남아있는 마지막 온기를 나누어 주면서
조여드는 목울대 속으로
각을 세운 못 날이
가까스로 굽어 드는데
향기를 뿌리던 지난 여름이여
저무는 햇살 가로질러
성긴 옷 깃 사이로
더디 여물고 쉬 버려지는 생들이
하얗게 탈색된 한 올의 머리칼같이
고단한 잔영을 눕히는 저녁 나절
가을로 가는 문은 조용히 열리고
걸어가는 자의 아쉬운 회한이
아직은 빛나는 나뭇가지를 잡고 흔들때
어두울수록 더 적막한
끝이없는 터널의 틈새 사이로
무언가를 남기려는 듯
무거운 침묵을 떨어뜨린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0 | 막국수가 먹고 싶은 날 [3] | 강성재 | 2014.07.21 | 464 |
259 | 아내의 기도 제목 | 강성재 | 2013.10.16 | 8055 |
258 | 막걸리가 마시고 싶다 [2] | 강성재 | 2012.10.11 | 801 |
257 | 콜럼비아강에 흐르는 한강의 숨결 | 강성재 | 2011.11.09 | 669 |
256 | 님이시여 이제 영원히 평안 하소서 [1] | 강성재 | 2011.06.22 | 993 |
255 | 빈집 5 | 강성재 | 2011.03.09 | 936 |
254 | 바람소리에 | 강성재 | 2011.02.18 | 913 |
253 | 봄, 또 이렇게 | 강성재 | 2011.02.18 | 768 |
252 | 비망록 2010 [2] | 강성재 | 2010.11.14 | 942 |
251 | 산 꼭대기 옥탑 방 | 강성재 | 2010.11.13 | 827 |
250 | 칼슨(Carson)의 겨울 | 강성재 | 2010.11.13 | 795 |
249 | 빈집 4 | 강성재 | 2010.10.10 | 743 |
248 | 빈집 3 | 강성재 | 2010.10.10 | 724 |
247 | 수령 500년 고사목 [1] | 강성재 | 2010.09.23 | 726 |
246 | 가을 바다 | 강성재 | 2010.09.19 | 729 |
245 | 가을날 | 강성재 | 2010.09.18 | 724 |
244 | 여우비 내리던 날 [1] | 강성재 | 2010.09.17 | 768 |
243 | 빈 집 2 | 강성재 | 2010.09.17 | 702 |
» | 가을문이 열리다 | 강성재 | 2010.08.25 | 715 |
241 | 바람이나 불지 말든지 | 강성재 | 2010.08.21 | 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