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에

2011.02.18 15:20

강성재 조회 수:904 추천:218



귀 세우고 있으면 달리는 바람소리 들린다
이제는 아무도 두려워 않는 늦겨울 바람
철없이 울어대는 그 아득한 소리가

아니다, 거기에는 산산이 찢어진 깃발
바람 따라 흔들리는 시린 아픔이 있다
가까스로 매달린 삶의 소리가

그 소리에 슬며시 숨어들어
함성을 지르는 온갖 것들이
어차피 흘러간 것이라서 더욱 아프다

허나 창 밖은 여전히 허망한 들판
무성한 억새풀에 스쳐 흐르면
그 뿐이지만 저 바람소리에는
사랑이 있다
그리움 있다
아물지 않는 삶의 흔적이 있다

사실을 말 하자면
그 모두가 하나로 아우러져서
쉬임 없이 돌아가는 풍차
텅 빈 속 채울 틈도 없이
저 혼자 회오리 치는
세월이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0 막국수가 먹고 싶은 날 [3] 강성재 2014.07.21 455
259 아내의 기도 제목 강성재 2013.10.16 8047
258 막걸리가 마시고 싶다 [2] 강성재 2012.10.11 792
257 콜럼비아강에 흐르는 한강의 숨결 강성재 2011.11.09 660
256 님이시여 이제 영원히 평안 하소서 [1] 강성재 2011.06.22 985
255 빈집 5 강성재 2011.03.09 929
» 바람소리에 강성재 2011.02.18 904
253 봄, 또 이렇게 강성재 2011.02.18 765
252 비망록 2010 [2] 강성재 2010.11.14 934
251 산 꼭대기 옥탑 방 강성재 2010.11.13 824
250 칼슨(Carson)의 겨울 강성재 2010.11.13 792
249 빈집 4 강성재 2010.10.10 739
248 빈집 3 강성재 2010.10.10 718
247 수령 500년 고사목 [1] 강성재 2010.09.23 722
246 가을 바다 강성재 2010.09.19 722
245 가을날 강성재 2010.09.18 720
244 여우비 내리던 날 [1] 강성재 2010.09.17 764
243 빈 집 2 강성재 2010.09.17 694
242 가을문이 열리다 강성재 2010.08.25 713
241 바람이나 불지 말든지 강성재 2010.08.21 712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8.05

오늘:
0
어제:
22
전체:
5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