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3
2010.10.10 15:03
마음을 비우려 하나
대들보 빠진 심장이 시리다
평생 정성으로 키운 사람, 그
사람이 버린 집
집은 버려 지면서 온전 해 지고
그로서 허물어 진다
사방 격자 무늬 밑으로
사악한 거미의 집,
덫에 걸린건 게으른 햇살 뿐이다
헛기침 남기며 떠나간 이 집 대주 내외
섬돌 딛고 올라설 것만 같다
너덜대는 창호지 밀고 들어온 햇살이
버려진 놋 숫갈 하나를 건져 올린다
바싹 여윈 얼굴에 누군가의 온기 아직 남아 있다
오랫동안 방치된 다락의 지독한 침묵이
햇살을 밀어 낸다
아무리 촘촘이 박음질 해도
세월은 이기지 못하는 법
땀땀이 갈라진 벽 사이로
부푼 희망 떠나가고
소슬한 바람만 보인다
버려지면서 깊이 잠이 든 집
주춧돌에 매달린 시간들이 문득 전율한다
뒷마당 가득 우거진
상추 오이 쑥갓 호박 넝쿨들
미어터진 기다림의 내면 같다
아무렇게나 패대기 쳐진 녹슨 낫 한 자루
섬짓한 한기를 부른다
대들보 빠진 심장이 시리다
평생 정성으로 키운 사람, 그
사람이 버린 집
집은 버려 지면서 온전 해 지고
그로서 허물어 진다
사방 격자 무늬 밑으로
사악한 거미의 집,
덫에 걸린건 게으른 햇살 뿐이다
헛기침 남기며 떠나간 이 집 대주 내외
섬돌 딛고 올라설 것만 같다
너덜대는 창호지 밀고 들어온 햇살이
버려진 놋 숫갈 하나를 건져 올린다
바싹 여윈 얼굴에 누군가의 온기 아직 남아 있다
오랫동안 방치된 다락의 지독한 침묵이
햇살을 밀어 낸다
아무리 촘촘이 박음질 해도
세월은 이기지 못하는 법
땀땀이 갈라진 벽 사이로
부푼 희망 떠나가고
소슬한 바람만 보인다
버려지면서 깊이 잠이 든 집
주춧돌에 매달린 시간들이 문득 전율한다
뒷마당 가득 우거진
상추 오이 쑥갓 호박 넝쿨들
미어터진 기다림의 내면 같다
아무렇게나 패대기 쳐진 녹슨 낫 한 자루
섬짓한 한기를 부른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0 | 막국수가 먹고 싶은 날 [3] | 강성재 | 2014.07.21 | 464 |
259 | 아내의 기도 제목 | 강성재 | 2013.10.16 | 8055 |
258 | 막걸리가 마시고 싶다 [2] | 강성재 | 2012.10.11 | 801 |
257 | 콜럼비아강에 흐르는 한강의 숨결 | 강성재 | 2011.11.09 | 669 |
256 | 님이시여 이제 영원히 평안 하소서 [1] | 강성재 | 2011.06.22 | 993 |
255 | 빈집 5 | 강성재 | 2011.03.09 | 935 |
254 | 바람소리에 | 강성재 | 2011.02.18 | 913 |
253 | 봄, 또 이렇게 | 강성재 | 2011.02.18 | 768 |
252 | 비망록 2010 [2] | 강성재 | 2010.11.14 | 942 |
251 | 산 꼭대기 옥탑 방 | 강성재 | 2010.11.13 | 827 |
250 | 칼슨(Carson)의 겨울 | 강성재 | 2010.11.13 | 795 |
249 | 빈집 4 | 강성재 | 2010.10.10 | 743 |
» | 빈집 3 | 강성재 | 2010.10.10 | 724 |
247 | 수령 500년 고사목 [1] | 강성재 | 2010.09.23 | 726 |
246 | 가을 바다 | 강성재 | 2010.09.19 | 729 |
245 | 가을날 | 강성재 | 2010.09.18 | 724 |
244 | 여우비 내리던 날 [1] | 강성재 | 2010.09.17 | 768 |
243 | 빈 집 2 | 강성재 | 2010.09.17 | 702 |
242 | 가을문이 열리다 | 강성재 | 2010.08.25 | 715 |
241 | 바람이나 불지 말든지 | 강성재 | 2010.08.21 | 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