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새/강민경
사방팔방 길 없는
하늘을 날 때도 방황하지 않던
새 한 마리 어쩌다가 사방이 막힌
예배당 안으로 들어 왔다가
길을 잃고 저리 당황하는가
이쪽저쪽 창문마다 부딪치며
문을 찾는 애 끓임이 안타까워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와 그리고 누구누구
슬금슬금 길 잃은 새와 동아리 되고
아무에게도 보인 일 없는
숨겼던 날개를 펴며
새와 눈 맞추는 목 안에 외침 소리
조금 더 길게 곧바로 뒤로 날아가서
아래를 보라고, 아래를 보면
문이 있다고 아는 척 친절해 보지만
나를 들을 귀가 없는 갈급함을
네가 알아들을 리 없으니
네 답답함이
내게 숨 막히는 서러움일 줄이야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교만하여
진즉 하나님께 맡기지 못한
죄가 너무 무거워 판단력을 상실한
허둥거림에 애처로운
내 가슴 벌써 새까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