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내기 / 성백군
8월도 끝이라
당연하다고 여기면서도
시원섭섭합니다
가뭄, 장마, 불볕더위에
진이 다 빠지고
폭풍에 상처까지……, 그때는
여름이 미워죽겠었는데
시간은 막히지 않아
한 철 같이 살다 보니, 그 사이
싸움은 무디어지고 미움도 그런대로 정이 들고
겨우 마음 정리되는데
벌써, 처서라고
굳이 가겠다고 하시니
바닷가 해수욕장엔 발자국만 스산하고
계곡 너럭바위 위 널린 수영복들은
주인 잃은 슬픔에 버림받은 설움까지 겹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