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빛 /강민경
길 건넛집
담 위에 서성이는
비둘기 한 마리가 외로워 보입니다
쌍이었으면
금술 좋은 부부 같아
다정하게 다가왔을 텐데
요즈음
하나가 둘로, 셋이 넷, 다섯으로
다복하던 대가족 사에서
언제부턴가 각자의 잇속 따라
넷에서 셋으로 둘에서 하나로 점점 줄어
우리 아이들 외톨이 될 미래가 걱정되는
내 마음 통한 걸까
오늘은
우리 집 베란다 난간에 앉아
짹짹거리며 안부 묻는
두 마리 참새의 당당한 인사말에
내 저무는 석양빛도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