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그늘 / 성백군
햇볕 드는 양지 둔덕에는
냉이, 달래, 쑥, 각종 봄나물이 돋아나는데
산 그늘진 응달 골짜기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습니다
저, 생(生)들, 다,
눈 뜨고 귀 열고
봄잔치를 벌리며 삶을 찬양하는데
혼자 불안한 잔설(殘雪)
적폐
청산입니까
미투 운동입니까
어떤 이는 쓸쓸하고 어떤 이는 비루하지만
빨리 정리되고
눈 녹은 자리에
잡풀 돋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몸보신한다고
겨울잠에서 갇 깨어난 파충류 잡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통발 덫에 갇혀 죽은 수십 마리의 뱀들이
봄에도 그늘이 있음을 보여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