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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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추억만이 고향이다

2008.04.23 09:06

정문선 조회 수:1743 추천:226

추억만이 고향이다 정문선 삼십년 만에 고향을 찾아갔다 눈에 띄는 간판은 미국의 내 사는 곳보다 더 낯설은 외래어들 뿐 나, 숨바꼭질하던 골목이름도 영어보다 더 영어다운 이름 속에 묻혀버렸다 이제는 오직 추억만이 고향이라는 먹먹한 슬픔이 발길을 잡아 묶는다 고향 싫어 떠나놓고는, 그리워한다는 말 이해할 수 없다고 한평생 고향을 지켜온 동생의 빈정대는 위로에 가슴을 덮치는 태평양 파도 같은 뒤늦은 참회여 동생의 계속되는 이해 할 수 없다는 원망의 반박이 고스란히 담아온 추억 하나하나 잊게 만들어도 끝내 놓지 못한 채 왼 종일 찾으러 헤맨 나의 골목 나의 고향 어릴적 물장구치던 동네 앞 바다는 육지로 바뀌고 우뚝 솟은 아파트들 사이에 고향은 흔적도 없다 모래를 집어 올린다 두 손 사이로 빠지는 모래 속에 내 유년의 추억은 한 알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본다 가슴 속 어디선가 갈매기가 나르고 목까지 차오르는 울음소리 태평양을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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