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3 00:06
자카란타 나무아래서
정문선
모두 비우기 위해
나눔으로 아름다울
노인아파트를 지키듯
큰 나무의 잔가지를 건드리는
바람에서도
잔기침소리 들린다
아픈 무릎을 달래며
보랏빛 자카란타 꽃잎이
널브러진 아래에 서서
떨어진 잎들의 숨은 슬픔을
함께 나누려다
자카란타가 되어버린
보라빛 잔디의 향기를 맡는다
잃어버리는 세월을
기도로 내리우는 우듬지
가장 고운 향기를 맡는다
좋은 것은 자식에게 주고
뼈만 남아 밟히면서도
뼈마저도 갈아 촛불을 켜는
풀들의 향기에는
딸래미가 목숨을 잃으려할 때
내 숨을 살렸던
모정(母情)의 향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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